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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성에 대한 끝없는 의문을 던지다: 헤론 프레스톤

발행일
2023/11/10
태그
Virgil Abloh spin-off series: 동료에서 친환경 패션 브랜드의 수장으로
패션의 거리에서 만난 스트리트 웨어와 워크웨어, 오뜨 꾸뛰르와 친환경의 이질적인 만남, 바로 헤론 프레스톤이란 이름 아래 태어났습니다. 2017년, 자신의 이름을 내건 그의 헤론 프레스톤은 신선한 믹스 매치로 기존 패션계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버질 아블로의 크루 맴버 중 한 명이었던 그는 어떤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을까요?
(왼쪽부터) 헤론 프레스톤, 버질아블로와 매튜 윌리엄스
패션업계에서는 전통적인 성공 공식이 존재합니다. 미국에서는 파슨스 스쿨, 영국이라면 센트럴 세인트 마틴스를 졸업해야 하는 엘리트 코스가 존재하는데요. 그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나 뉴욕에서 지내며 파슨스를 졸업한, 그야말로 근본 루트를 밟은 유년기를 보냈죠. 학교의 명예과 걸맞게 졸업 후 나이키에서 디지털 프로듀서로 근무합니다. 화려한 유년기를 보낸 그는 함께 작업한 풀도 화려했는데요, 칸예, 매튜 윌리엄스, 버질 아블로와 같이 영향력 있는 인물들과 협업을 하며 인맥을 넓혀 나갑니다. 같이 교류하고 가까워지며 프로젝트성 브랜드 ‘빈 트릴’도 함께 제작하게 되죠. 이런 인맥을 토대로 버질 아블로와 매튜 윌리엄스를 통해 2015년 창립 이후 가장 핫한 이탈리아의 어패럴 그룹, NGG(New Guards Group, NGG)와의 협업을 통해 2017년 그의 브랜드 헤론 프레스톤을 본격 런칭합니다. 헤론 프레스톤의 여정은 단순한 패션 브랜드를 넘어선, 패션계의 ‘Next Stage’에 대한 질문을 끊없이 던지는 도전의 역사입니다. 그의 디자인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정과 창의력은 패션계에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습니다.
빈트릴의 2016년도 스페이스 팩 컬렉션

브랜드 철학 1: 패션에 한계는 없다

헤론 프레스톤은 패션이 한 분야에서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예술과 음악, 라이프스타일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이해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을 시도해왔습니다. 특히 과학 덕후였던 그는 ‘과학적인 것에 연계된 것들’에 대한 관찰을 통해 패션으로 표현하려는 시도가 여러 번 목격되었죠. 프로젝트성으로 결성되어 시작된 ‘빈트릴’의 16년도 스페이스 팩 컬렉션 그리고 NASA와의 콜라보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헤론 프레스톤 X 켈빈 클라인

브랜드 철학 2. 브랜드 가치에 대한 존중

그는 브랜드 가치와 브랜드가 지향하는 방향성에 대한 존중을 중요시하는 디자이너입니다. 그의 존중이 들어나는 대표적인 예가 바로 캘빈 클라인과의 협업이었는데요. 그는 본인의 색을 최대한 빼 콜라보 작품이 너무 무난하다는 혹평을 많이 받았습니다. 하지만 브랜드 가치를 존중하는 사람으로서 편안함과 단순함을 통해 자신의 ‘스타일’을 찾아갔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담은 게 그의 메지였죠. 미니멀리즘, 관능, 젊음을 추구하는 캘빈 클라인의 본질적인 아이덴티티를 최대한 살린 콜라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숨은 그의 메시지는 가장 본질적인 니즈와 무난한 멋은 결국 소비자의 지속 가능한 패션 소비로 연결된다는 그의 철학이었죠. 지속 가능함은 결국 “가치가 보존된다는 것” 오래 간다는건 결국 “살아남았다는 것”에 대해 말하는 묵직한 메세지를 줍니다.
헤론 프레스톤 x DSNY

브랜드 철학 3. 지속 가능성의 가치

앞서 언급했듯, 헤론 프레스톤은 지속 가능성에 대한 강조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는 과학, 그리고 환경에 관심이 많은 그가 패션이 환경 오염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인지하고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묻어나는 확증이죠. 재활용 폴리에스테르, 오가닉 코튼은 물론, ‘윤리적인 생산’이라는 개념을 홍보하기 위해 재활용 소재로 옷을 만들어 쓰레기를 줄이겠다는 의도를 비춘 뉴욕 청소부들의 유니폼을 리폼한 컬렉션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DSNY(뉴욕 위생부) 프로젝트). 그리고 끊임없는 생각의 전환을 시도하며 ‘지속 가능성’이라는 키워드에 대한 재고찰을 시도해 “재활용이 지속 가능성의 전부인지, 즉, 재활용으로 환경파괴를 막는다고 지속가능한 패션이라고 칭할 수 있는지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을 통해 워크웨어에서 파생된 반사광 소재, 웨빙 스트랩과 같은 산업에서 파생 된 ‘실용적인 소재’를 주로 사용해 실용성과 내구성을 강조하며 오래 입을 수 있고, 버려지지 않는 것을 브랜드의 최우선 목표로 가져가게 되었죠. 그래서 그의 컬렉션들은 각종 포켓을 부착한 나일론 베스트 , 방화복을 연상시키는 리플렉티브 소재의 재킷, 플라스틱 공주 상자와 메탈 소재를 사용한 버클 등 일상 생활에서 가장 밀접하게 사용되는 ‘워크웨어’를 모티브로 작업하는 모습들을 많이 보여줍니다. 그의 워크웨어와 유니폼에 대한 리스펙과 관심이 그의 시그니처 컬러를 오렌지로 정하게 된 계기이기도 하죠. 이렇게 그는 확고한 철학으로 버질 아블로의 인맥의 힘을 제하고도 많은 매거진과 유명인사들에게 러브콜을 받으며 입지 굳히기에 성공합니다.
헤론 프레스톤 x NASA 프로젝트

뚜렷한 철학과 기발한 마케팅 효과의 시너지?

패션과는 전혀 관련 없는 나사 로고, 몇 년 전 유난히 많이 눈에 띄었던 적, 없으신가요? 2018년 헤론 프레스톤이 NASA 60주년 기념 콜라보를 해 제품을 출시하면서 길거리에서 NASA 로고가 넘쳐나게 됐습니다. 우주 쓰레기 대응대책 마련과 지구 생태계 보존에 힘쓰는 단체와 환경 애호가가 상부상조한 역사적인 만남이었죠. 하지만 이색적인 만남에서 헤론 프레스톤은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색다른 마케팅을 원했던 거죠. 그래서 그는 파격적인 마케팅을 선보입니다: “헤론 프레스톤의 우주 보내기 프로젝트”. 스티로폼으로 제작된 마네킹에 콜라보 제품을 착용시키고 풍선에 헬륨을 넣어, 고프로, GPS 등 첨단기기들을 부착해 그대로 성층권으로 올려보내버립니다. 대중들에게 제품을 흥미롭게 보여주는 효과는 물론, 높은 고도로 올라가 박살이 나는 마네킹과 대비되는 헤론 프레스톤 제품의 내구성을 증명하고, 회수까지의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환경을 생각하는 브랜드임을 다시 한번 부각시켰죠. 그의 발상, 천재적이지 않나요?
헤론 프레스톤 X 메르세데스 벤츠

콜라보의 귀재

앞서 언급했듯 헤론 프레스톤은 발상의 전환이라고 생각될만한 콜라보를 많이 보여줍니다. 하지만 그는 칼하트나 오프화이트, 갭, 어그, 나이키, 캘빈 클라인, 벤츠, 젠틀몬스터 같은 상업적인 패션 브랜드들과의 전형적인 협업도 많이 합니다. 일각에서는 “협업할 때만 옷을 만드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는데, “요즘 브랜드들이 협업을 안 하고 살아남을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표시하며, 본인이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춰 “콜라보 하고 싶은 브랜드”의 입지를 다지는 것임을 한 번 더 강조하며, 요즘은 거품이 많이 끼어있고 자극적인 소재가 아니면 살아남기 힘든 현실을 되려 비판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