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유통 가능한 방식 고민…다양한 자산 투자도"
"컨텐츠·한우 묶어 ''K-에셋'' 테마로 마케팅할 수도"
"국내 최초 선박금융 상품 준비…자금조달 쉬워져"
"모든 혁신, 비용 든다…먼저 간 사람이 승자될 것"
[이데일리 마켓in 김성수 김연지 기자,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송재민 기자] “국내 토큰증권발행(STO) 시장은 아직 정체성을 찾는 과정에 있습니다. STO 기초자산이 구체적 현물 위주라서 가격 상승에 제한이 있지만 무엇이 STO 본질인지 열심히 고민하고 만드는 과정입니다.”(최화인 뮤온오프 대표)
“당장은 STO 시장이 굉장히 힘들겠지만 모든 혁신에는 비용이 듭니다. 한 걸음 한 걸음 전진해서 자산을 유동화하는 밑거름을 마련한다면 세계 금융에 한 발자국 나가는 길이 될 겁니다.”(박도현 파이랩 대표)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신범준(왼쪽부터) 바이셀스탠다드 대표, 김경태 트레저러 대표, 회화인 뮤온오프 대표, 박도현 파이랩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열린 ‘2023 STO 써밋’에서 파이어사이드쳇을 하고 있다.
국내 STO 업계 전문가들은 9일 서울 중구 KG타워 KG하모니홀에서 열린 ‘이데일리 글로벌 STO(Security Token Offering) 써밋’ 파이어사이드챗(토크쇼)에서 이같이 입을 모았다.
국내 STO 시장이 아직 발전 단계인 만큼 시행착오를 겪겠지만 투자대상 자산이 확대되고, 투자자 자금회수(엑싯)가 용이하게끔 성숙해질 경우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국내 STO 시장에는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는 ‘틈새’가 많다는 의견이 있었다.
신범준 바이셀스탠다드 대표는 “우리나라는 자본시장법상 발행과 유통을 매우 엄격히 분리하고 있다”며 “하지만 실제 금융시장에는 금융회사가 발행, 유통을 모두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증권사가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을 갖고 있고 운용사를 통해 유통도 진행하는 식”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국내 토큰증권도 발행, 유통이 모두 가능해지게 만들 수 있다”며 “우리 회사는 싱가포르 유수 기업들과 합작법인(JV) 설립을 고려하고 있는데, 한국에서 (토큰증권을) 발행해서 싱가포르에서 유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일본 등 해외 시장은 현물이 아닌 채권 위주 상품으로 발행이 집중돼있어서 한국이 토큰증권으로 새로운 금융상품을 만들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으면 안된다’는 옛 격언처럼 안전한 투자를 위해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하는 상품을 만드는 방식이다.
신 대표는 “우리 회사는 음원, 예술품, 한우 등 한 가지 자산만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자산을 취급할 수 있는 플랫폼을 지향해 왔다”며 “전 세계에서 있기 있는 K-콘텐츠, K-팝, 한우 등을 ‘K-에셋’이라는 테마로 묶어서 마케팅하고 싱가포르, 필리핀에 소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투자대상 자산의 범위가 넓어지면 투자자 뿐만 아니라 자금조달 주체도 편의성이 높아지게 된다. 예컨대 국내에는 160개 선사들이 있는데 이 중 선박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받는 회사는 불과 30개밖에 안 된다. 토큰증권이 발전하면 나머지 130개 회사들이 더 편리하게 자금조달하는 방법이 생기게 된다.
신 대표는 “우리 회사는 국내 최초로 선박금융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며 “대표의 개인대출, 사업자대출 등으로 어렵게 자금조달을 하는 선박회사들이 STO 등 민간 금융을 통해 손쉽게 자금을 조달 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경태 트레저러 대표는 “STO 개념을 활용하면 유·무형 자산과 사업개발 주체 등 눈에 안 보이는 영역까지 투자대상 자산의 폭이 넓어진다”며 “처음엔 현물자산 위주로 시작하겠지만, 자금 집행을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되면 점차 무형의 자산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STO 시장이 시행착오를 겪겠지만 이는 시장이 성숙하기 위해 겪는 ‘통과의례’라는 의견도 나왔다.
박도현 파이랩 대표는 “블록체인, 코인과 같은 개념은 기본적으로 무정부주의적 성향을 나타내기 때문에 정부가 부정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특히 코인 투자, 암호화폐공개(ICO)의 경우 투자자들이 큰 손해를 입어서 정부가 규제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모든 혁신에는 비용이 든다”며 “당장은 STO 시장이 굉장히 힘들겠지만, 한 걸음 한 걸음 전진해서 많은 자산을 유동화하는 밑거름이 된다면 세계 금융에 한 발자국 나가는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쉬운 길은 아니겠지만 조금 더 먼저 간 사람이 결국 승자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화인 뮤온오프 대표는 “국내 STO 시장은 아직 정체성을 찾는 과정에 있다”며 “STO 기초자산이 구체적 현물 위주라서 가격 상승에 제한이 있지만, 무엇이 STO 본질인지 열심히 고민하고 만드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김성수 기자